근래에 파킨슨병이 많이 알려지면서 흑질은 일반인에게까지 상식적인 용어가 되었다. 흑질은 중뇌의 대뇌각 뒤쪽에 있는 회색백질인데 신경세포 내에 멜라닌 색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까맣게 보인다. 사람 뇌에서만 볼 수 있다. 다른 동물에도 이에 해당하는 신경세포의 집합은 있지만 멜라닌 색소를 가지지는 않는다. 사람도 태어날 때는 없다가 5세 정도가 되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검게 된다.
흑질이 유명해진 이유는 파킨슨병에서 이러한 색소신경세포가 없어져 흑질이 까만 빛깔을 잃게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신경세포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하여 대뇌의 선조체를 포함한 다른 신경핵들과 연결되고 우리의 운동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실될 경우 여러 가지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흑질을 처음 기술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두 명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의 해부학자인 빅다지르(felix Vicq dazyr, 1748-1794)와 독일의 쉐머링(Samuel Thoma von Soemmering, 1755-1830)이다. 비다지르의 1786년 저서인 '사람 뇌의 해부도'에는 흑질이 그려져 있다. 이를 'locus niger crurum cerebri' 즉 '대뇌각의 까만 부분'이라고 하였으며, 자신이 명명했다는 것을 기록했다. 쉐머링은 1791년에 처음으로 그의 저서인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에서 흑질을 기술하고 'locus niger'라고 하였다.
1871년 이래 한, 중, 일에서 공통으로 써 오던 '흑질'을 우리나라의 의사협회의 의학용어집 4판에서는 '흑색질'로 변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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